금사망을 쓰다


-무엇에 얽혀서 벗어날 수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나는 잠이 드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사랑에 빠졌다.
천천히,그러다가 갑작스럽게.

존 그린,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누군가의 비밀을 지킨다는 건 내 것이 아닌 물건을 보관하고 있는 일이다.
꺼내어 쓸 수도 없고 누구에게 보여줄 수도 없고 마음대로 버릴 수도 없다.
그렇다고 주인에게 되돌려 줄 방법도 없다.
자칫하면 한 마디로 애물단지가 되어버린다.

황경신,한입 코끼리


















누군가에게 때로 여행은 멈추기 위한 걸까?
사랑이라고 불러도 좋겠고 꿈이라고 말해도 좋겠다.
어쩌면 자기 자신이라고 해도 큰 상관은 없겠다.
다만 언젠가 간절히 혹은 자신도 모르게 기다리고 있던 그곳에 닿기 위해,
그래서 멈출 수 있게 되기 위해 바람처럼 어딘가로 떠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양정훈,그리움은 모두 북유럽에서 왔다




















사랑의 외피 뒤에 무슨 일이 개입하고 있는지 캐내려 하지 말고
그 순간의 온기에 온몸을 맡기라는 충고 때문만은 아니다.나는 알고 있다.
그 이야기는 배고픈 고양이와 슬픔에 빠진 소년의 이야기다.
허기와 절망,그런 감정들은 행복의 변방에서 서로를 알아본 순간 경계를 넘어 조용히 연대한다.
서로 이용하지만 거짓은 끼어들지 않는다.
스치듯 짧은 포옹을 끝낸 뒤 영원히 다시 만나지 않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아마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연대일 것이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씨로만 이루어졌던 열세 살의 그 여름날,
어떤 고독과 죽음도 그렇게 만났다.

은희경,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사람의 마음 속에는 다들 아픔이 한 조각씩 자리하고 있게 마련이란다.
그래서 쉽게 좌절해서는 안 되는 거야.
나와 프랑시스는 직업이 의사이다 보니 수없이 많은 죽음을 목격했어.
우리도,또 너도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나게 되겠지
인간은 아주 짧고 유한한 인생을 선물 받고 태어난 슬픈 존재들이지만,
삶은 그 자체로 축복이란다.

손미나,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비존재처럼 감미롭게 푸르스름한 죽음이다.
왜냐하면 비존재는 무한한 공허며 빈 공간은 푸르다.
그리고 푸른색보다 더 아름답고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것은 없다.
죽음의 시인 노발리스가 푸른색을 좋아했으며 여행을 하며 오직 푸른색만을 찾았던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죽음의 감미로움은 푸른 색채를 띤다.

밀란 쿤데라,웃음과 망각의 책




















심술궂은 삶에 이제는 지쳐버렸다.
더이상 사람들의 결점을 찾아 음미하는 일이 즐겁지가 않다.
어릴 때는 똑똑하다고 따돌림을 받았고,
커서는 음침한 성격이라며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았다.
모두가 피서지로 떠난 여름에도 혼자 도서관에 앉아 모래 대신 잉크를 묻히던 청춘의 시간들.
그때 내 목표는 일찌감치 교수가 되어 지나치게 똑똑한 나머지 마음의 온도를 잃어 차가워진,
그런 인간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김성중,쿠문


















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요.
우리 둘 다 터무니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난 당신과 함께 있으면서 잘못을 저지르는 게,
모든 것이 제대로 된 듯 느끼면서 당신이 없는 것보다 좋아요.

조조 모예스,원 플러스 원



















"기록이 없으면 인간사도 역사도 존재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조정래,인간연습























어이없게도 삶은 단 한 번만 이뤄질 뿐이며,
지나간 순간은 두 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그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들은 말하고 있었다.

김연수,세계의 끝 여자친구






















이름은 약속이고 신호이고 가면이며,농담이고,은유면서,거울이지.
그리고 존재의 이로니야.이로니.

명지현,이로니 이디시
















나는 나 나름의 방식으로,
대륙과 문명 테두리를 넘어설 정도로 밝은 개똥벌레의 불빛을 냈던 거죠.

모신 하미드,주저하는 근본주의자



















차곡차곡
단단히
하나가 되길.

정현주,그래도 사랑
















팔미라에서 처음 올리브 나무를 발견했을 때,나는 그때부터 그 작고 푸른 열매가 좋았다.
이유없이 좋았다.그렇게 이유 없이 좋아하다 보면 끝내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왜 사랑하느냐고 묻지 마시라.
그냥 사랑하고 그냥 좋아하는 그 마음이 가장 순수한 것을.
그것을 의심하지 마시라.
내 기억을 오래오래 숙성시켜줄 그 푸른 열매가 기억 속에서 동글동글 경쾌하게 굴러다닐 때마다
나는 이 파스타를 기억할 것이다.뜨거운 열기와 함께.

변종모,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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