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카프카/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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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란 끊임없이 진로를 바꾸는 모래 폭풍과 같다.
네가 아무리 도망치려 해도,마치 죽음의 신과 얼싸안고 불길한 춤을 추듯,
모래 폭풍은 네가 도망치려 해도 진로를 바꾸어 계속 너를 쫓는다.
그 폭풍은 먼 곳에서 불어온 것이 아니라,네 안에 있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든 걸 체념하고,그 폭풍 속으로 곧장 걸어 들어가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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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까마귀 소년이 내 어깨에 조용히 손을 얹는다.
그러자 모래 폭풍은 사라진다.나는 아직도 눈을 감은채로 있다.
"넌 지금부터 이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열다섯 살 소년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넌 이 세상에서 살아나갈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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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는데도,너를 받아 줄 공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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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음은 오랫동안 내린 비로 범람한 큰 강물과 비슷하다.
지상의 표지판이나 방향판 같은 건 모습을 감추고,
비가 강 위로 계속 억수같이 퍼붓고 있는 광경을 볼 때마다,너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렇지.꼭 그대로다,그게 바로 내 마음과 같은 거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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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이 있는 시간이,많은 의미를 지녔던 옛날의 꿈처럼 너에게 덮쳐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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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데 어떤 종류의 불완전함을 지닌 작품은 불완전하다는 이유 때문에,
인간의 마음을 강하게 끌어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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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가출을 할 거잖아.그렇게 되면 앞으로 학교에 다닐 기회라고는 아마 없을 테니까,
교실에서 배우는 것은 좋든 싫든 간에 하나도 빠짐없이 머릿속에 확실하게 흡수해 두는 것이 좋아.
너는 그냥 수분을 빨아들이는 흡수지가 되는거야.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는 나중에 가서 결정하면 되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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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현재라는 건 미래를 먹어가는,과거를 붙잡기 어려운 진행이다.
사실은,모든 지각은 이미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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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운전하면서 자주 슈베르트를 듣는 것은 그 때문이야.
아까도 말한 것처럼 그게 대부분의 경우,어떤 의미에서든 불완전한 연주이기 때문이지.
질이 높은 치밀한 불완전함은 인간의 의식을 자극하고 주의력을 일깨워주거든.
이것 이상은 없다라고 말할 수 있을만한 완벽한 음악과 완벽한 연주를 들으면서 운전을 하다간,
눈을 감고 그대로 죽어버리고 싶어질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D장조 소나타에 귀를 기울이고,거기에서 인간이 영위하는 한계를 듣게 되지.
어떤 종류의 완전함이란 불완전함의 한없는 축적이 아니고서는 실현될 수 없다는걸 알게 되는 거야.
그것이 나를 격려해 주거든.내가 뭘 말하는지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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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숲 속에 있을 때 너는 온전히 숲의 일부가 되고
네가 빗 속에 있을 때 너는 온전히 쏟아지는 비의 일부가 되지
네가 아침 속에 있을 때 너는 온전히 아침의 일부가 되고
네가 내 앞에 있을 때 너는 내 일부가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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